제3차 이산가족 방문단으로 평양을 찾은 손준호(67)씨와 김재조(65)씨가 국군포로 출신으로 북한에 살고있는 형 손원호(75)씨와 김재덕(69)씨를 지난 26일 각각 만난 사실이 공개되면서 남북간 최대 현안중 하나인 국군포로 해결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상봉은 ''국군포로를 넓은 의미의 이산가족 범주에 넣고 점진적으로 해결한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을 북한이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차상봉 당시 국군포로 가족의 상봉을 비밀에 부쳤던 북측은 3차때는 이를 공개, 앞으로도 남측의 국군포로 가족들이 계속해서 상봉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군포로 문제가 본격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를 다룰 때 이들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북한에 남은 것이란 점을 들어 체제 강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김경락 북측 방문단장(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상무위원)도 27일 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만나 "남한 언론들이 이번 상봉과 관련 ''국군포로 억류''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들은 의거입북해 인민군으로 복무했고 현재 북한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이지 억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군포로 가족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허태석 국군포로가족협의회 회장은 "전쟁통에 피난가다 헤어진 것도 아니고 군인으로 참전해 포로가 된 사람들은 단순한 이산가족과는 다르다"며 "국군포로 문제는 이산가족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국군포로 송환을 정부의 대북관련 기본 정책으로 세워야 한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94년 조창호 중위 귀환 이후 현재까지 19명의 국군포로가 귀환했고 탈북 귀순자및 국내 연고자 진술 등을 통해 현재 3백70여명 정도가 북한에 생존·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