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싱크 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이사장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부시 미국 행정부는 페리 프로세스(대북 포용정책)를 계속 추진하되 상호주의(reciprocity)를 매우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퓰너 이사장은 아태평화재단 주최로 22일 열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민주주의'' 세미나 참석을 위해 이날 방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일부에서 정권유지를 위한 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인 변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북한이 나타낸 변화가 모두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화당이 집권하면서 클린턴 행정부의 페리 프로세스에 수정을 가할 것으로 보는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만든 아미티지 보고서가 페리 보고서를 대체할 가능성은.

"페리 프로세스는 클린턴 행정부때 만들었지만 공화.민주 양당의 의견이 모두 들어 있다.

따라서 페리 프로세스는 계속될 것이며 아미티지의 구상이 페리 프로세스를 대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페리 프로세스 추진과정에서 엄격한 상호주의를 강조할 것이다.

즉 공화당 정부는 쉽게 움직이지 않고 북한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려 들 것이다"

-한.미간에 대북정책을 놓고 시각차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부시 행정부는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할 것이다.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40년전부터 구상해왔고 이제 그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를 둘러싸고 한·미 양국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미 양국은 매우 밀접한 동맹국이다.

한국이 앞장서서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고(lead) 이를 미국과 직접 조율(cordination)하는 형태의 공조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북정책이 추진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3월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측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제조건이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의 완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미사일 문제의 해결은 군사적 긴장완화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북.미관계의 정상화는 어렵다고 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