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동안 지역구를 찾은 여야 의원들은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경제 문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의원들은 또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과 정치에 대한 불만 등으로 극도로 악화된 민심을 체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기부 자금의 정치권 유입과 관련, 주당 의원들은 국기 문란사건인 만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고 밝힌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 때려잡기"에 대한 비난이 컸다며 상반된 민심을 전했다.


◆ 민주당 =이희규 의원(경기 이천)은 "대부분 주민들이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특히 지역 건설경기가 얼어붙어 인력시장이 운영되지 않을 만큼 문제가 심각해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안기부 자금 유입사건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지만 국가예산을 전용한 것으로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은 "대우자동차 공장을 돌아봤는데 다들 죽을 맛이라고 했다"며 "분위기가 워낙 험악해 아예 정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은 "지역 시장과 사회복지 시설을 둘러봤는데 경기가 작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며 정쟁을 중단하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갑길 의원(광주 광산)은 "강력한 정부를 이루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이 미적미적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낙연 의원(영광 함평)은 "강삼재 의원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느냐는 불만이 많았다"고 밝혔다.


◆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부산북.강서을)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야당을 깨려고 하는데 흔들리지 말라는 주문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허 의원은 이어 "그러나 (저쪽에서) 어떠한 짓을 해도 나라를 결단내는 방향으로 가지 말고 잘 다독여서 대화정치를 하라는 얘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주진우 의원(경북 고령.성주)도 "여당은 야당이 뒷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는데 야당이 DJ의 지팡이 한번 안 건드렸다는 불만이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여야가 일치단결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설 때라는 주문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원웅 의원(대전 대덕)은 "살기 어려운데 왜 여야가 싸움만 하느냐는 비판이 거셌다"며 "특히 의원꿔주기, 안기부 문제 등은 정치권에 대한 날개없는 추락의 큰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기배 사무총장(서울 구로갑)은 "야당해 본 대통령이 야당을 죽이려고 한다는 원성이 팽배했다"고 말한뒤, 안기부 선거자금지원 파문과 관련해선 "어린애도 웃을 판이다. 한나라당 재산까지 압류하려고 하는데 협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등의 흥분된 목소리를 전달했다.

권철현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민생과 경제살리기는 뒷전인 채 야당 때려잡기에만 혈안이 돼있는 현정권의 무도함을 국민들은 낱낱이 꿰뚫고 있었다"며 야당파괴보다는 경제살리기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김형배.김미리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