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3일 대표 취임 및 신년 인사를 겸해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들은 일제히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 사태에 대해 고언을 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YS)은 "국회 의원 꿔주기는 50년 정치하는 동안 처음 봤다"며 "코미디도 아니고 국민 기만행위"라며 특유의 ''독설''로 김 대표를 몰아붙였다고 YS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 의원이 전했다.

YS는 김 대표에게 "민주당 지도부가 모른다고 하는데 믿을 국민이 누가 있느냐"며 "자의적으로 당적을 변경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5.6공 시절 요직을 맡았던 김 대표의 면전에서 "5.6공 인사들을 중요한 자리에 쓰는게 말이 되느냐"며 정면으로 비판했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김 대표가 "운동을 마친 후 산에서 내려올 때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자 YS는 "어떤 사람이 김대중씨에게 하산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나는 이미 겪었다"며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몇 시간 뒤에 나타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있다. 밀실정치는 지양돼야 한다. 생리적으로 김 대표도 그런 것은 안 맞을 것이다"며 쓴소리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나도 (대선을 앞두고) 탈당해 중립내각을 만들었다.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대통령도 그런 결단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한다"며 김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 전대통령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을 언급하면서 "정부와 여당도 원칙과 상식, 순리에 따라 일처리를 해야 한다. 변칙적인 술수를 쓰면 큰 문제가 생긴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