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강창희 부총재가 민주당 3인의 자민련 이적에 대한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아 당지도부를 극도로 긴장케 하고 있다.

강 부총재는 3일 오전 당무회의를 마친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무회의에서 들은 얘기를 감안해 생각을 정리, 4일 오전 포괄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 부총재는 "당무회의에서 교섭단체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많았으나 정치인으로서 ''정도(正道)''에 더 많은 가치를 둘 수 있다"고 전제, "10년 이상 명운을 같이했고 5선을 만들어준 지구당원들도 본인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며 교섭단체 등록날인을 거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살고 내일 죽는 방법을 택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영원히 사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강 부총재는 또 "오랜 정치경륜을 가진 김종필 명예총재도 정도가 아닌 것이 분명한 이번 사태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묵시적 동의를 했다면 진의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무회의에서 김종호 총재권한대행, 한영수 부총재, 이원범 당무위원 등은 "강 부총재 때문에 교섭단체가 무산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서명날인을 주문했으나, 강 부총재는 "내일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