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21일 당직개편에 앞서 이인제 최고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위원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급히 청와대로 직행,김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 위원은 김 대통령과 김중권 대표간의 오찬에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위원의 대통령 면담은 그 시점이 당직인선을 발표하기 직전이란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적지않다.

김 대통령이 주요 당직자 인선 과정에서 대표 이외의 인사와 이례적으로 협의를 한 것은 이 위원을 상당히 배려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낙마와 김 대표 임명으로 이 위원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에서 김 대통령이 이 위원의 당내 위상을 재확인 해주는 만남이란 시각이 강하다.

여기에는 김 대통령의 당직인선에 대해 ''비주류의 수장''격인 이 위원과 사전에 협의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당직인선에 따른 비주류의 반발 등 당내 갈등기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 같다.

김 대표 임명에 따른 당내 갈등이 수구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당직개편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표출될 경우 당개편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내홍에 휩씨일 수도 있어 그렇다.

여권 관계자는 "대표임명을 둘러싸고 가장 소외된 사람은 이 위원"이라며 "당직인선과정에서 이 위원을 배려함으로써 이 위원을 위로하고 당화합을 이루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또 당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의 이 위원에 대한 배려는 당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주요현안에 이 위원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김-한 투톱에 지나치게 힘이 쏠리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