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단행된 민주당 당직개편은 계파를 떠나 실무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데다 철저한 ''선수 파괴를 통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주요 당직에 실무형 인사를 전면 포진시킨 것은 계파간 갈등을 초월해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당무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당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김중권 대표의 지명으로 동교동계 구주류가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는 등 내분이 심화될 우려가 커지자 김대중 대통령은 당3역에 계파색을 철저히 배제,당내 세력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김중권 대표의 임명으로 조성된 ''김중권-한화갑 투톱 체제''와 이인제 최고위원간의 대결 구도를 완화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셈이다.

아울러 통상 3선의원에게 배정되는 사무총장에 재선의 박상규 의원을 임명했고,정책위의장에는 초선인 남궁석 의원을 발탁하는 등 이날 발표된 모든 당직에 초.재선 의원을 전면 배치했다.

이는 당 소속 의원의 3분의2에 달하는 초.재선 그룹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당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386 인사로 당 안팎에서 지나치게 ''튄다''는 견제를 받기도 했던 김성호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에 발탁한 것도 젊은 의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모든 핵심 당직에 동교동계는 물론,호남출신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대거 등용한 것도 눈에 띈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2선퇴진 파문으로 불거진 동교동계 내부 갈등을 의식,전원 2선 퇴진시키는 한편 호남당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다.

당 내부에서 참신성과 개혁성을 앞세운 이번 인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안동선,이윤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중진 그룹의 반발,정치력 부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파색이 거의 없는 초.재선 그룹들이 당의 전면에 배치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김 대통령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창.김남국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