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어렵사리 ''권노갑 퇴진파문''을 봉합했지만 상당기간 중심을 잡지 못한채 표류할 것 같다.

''권파문''을 겪으면서 당의 구심점이 사라진데다 내부 갈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의 당정쇄신 단행시까지 이같은 ''힘의 공백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한 관계자는 8일 현재의 당사정을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고 비유했다.

자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당정개편이 김 대통령 귀국직후로 앞당겨지고 개편폭도 커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당 대표도 일단 교체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후임으로 이수성 전 총리와 김원기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당의 위기상황과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당의 핵심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흔들리고 있다.

상당수 최고위원이 ''권파문''의 중심에서 심각한 편가르기와 알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당의 구심역할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연 최고위원회에 대한 당내 비판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전당대회후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끊이지 않던 터에 당의 단합을 이끌기는 커녕 분란을 선도하는 등 본말이 뒤바꼈다는 것이다.

최고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심지어 ''최고위원회 무용론''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해찬 정책위 의장이 7일 최고위회의에서 정대철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다 ''퇴장''한 사건이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서영훈 대표와 당4역도 힘이 빠진 상태다.

당직자 전원이 교체대상에 올라있는 터라 당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내부 갈등기류도 계속되고 있다.

권 위원 퇴진문제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하다.

게다가 김근태 최고위원이 ''인책론''을 들고 나오는 등 당정쇄신을 둘러싼 내부 신경전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권파''와 ''반권파''도 이번 파동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자체 조직 정비에 나설 태세다.

''친권파''와 ''반권파'',초선그룹 모두 김 대통령을 바라보는 입장이이서 결국 당내 갈등의 향배는 김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