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길이니? 동길아! 동길이로구나"

30일 평양에 도착한 유두희(100·원주시 문막읍 문막리) 할머니는 큰아들 신동길(75)씨의 팔을 부여잡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반세기만에 불러보는 이름을 싫도록 불렀다.

"오마니! 저를 보시려고 여태껏 살아계셨습네까.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동길씨 역시 휠체어에 불편한 몸을 의지하고 귀마저 어두워진 노모를 향해 울부짖었다.

2차 이산가족 방문단중 남북을 통틀어 최고령인 유 할머니는 큰아들의 말이 잘 들리진 않았지만 세월의 흔적이 깊게 밴 아들의 얼굴을 이내 알아보고는 눈물을 훔쳤다.

너무도 늙어버린 큰아들 모습에 50년전 헤어졌던 아리따운 청년의 기억이 겹치면서 그동안 기구했던 인생역정이 뼈저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