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있고 차분하게''

30일 이뤄진 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이렇게 특징지어진다.

반세기만에 상봉하는 당사자들의 기쁨과 감격이야 다를 바 없지만 상봉일정과 행사진행은 지난 8.15 상봉때에 비해 ''거품''을 뺐다.

우선 양측 방문단의 체류일정을 2박3일로 하루 줄여 개별상봉은 방문 이틀째인 하루만에 끝난다.

대신 참관을 한 차례로 줄여 가족상봉 시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때문에 1일에는 두 차례의 개별상봉과 가족 공동중식 등으로 남북 이산가족들이 낮시간을 내내 함께 보내게 된다.

또 1차때와 같이 앰뷸런스 상봉이나 병실 상봉 등도 기대된다.

상봉비용도 1차때의 절반 수준인 9억5천만원 정도로 줄었다.

상봉비용을 해당 이산가족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부대행사를 줄인 결과다.

왕복 항공료 등 경비는 이산가족들이 부담하되 생활보호대상자 등에게는 항공료와 50만원의 상봉준비금을 지원했다.

1차때 이산가족 1인당 5백달러씩 지원했던 지원금은 없앴다.

북측 가족을 만나러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이산가족들을 위한 숙소도 이번에는 제공하지 않았다.

대부분 서울에 친척이나 친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북측의 제안에 따라 상봉가족들끼리 주고받는 선물도 실속형으로 바꿨다.

지나친 선물교환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부모는 옷감 한 벌,형제자매는 간단한 기념품만 주고받도록 하되 중고품은 전달하지 않도록 했다.

현금은 5백달러 이상 주지 않도록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들은 방한복, 내의 등 생필품을 위주로 준비했다.

이산가족들에 대한 업계의 시계와 양말 등 무료선물 공세도 사라졌다.

2차 상봉을 계기로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점차 정례적 일상적 행사로 정착될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