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체에 대한 국감은 일찍 끝날테니 동방금고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보고를 듣자"(한나라당 엄호성 의원)

"대충 끝난다고 다른 의제를 다루는 것은 관행에 없는 일이다"(민주당 김원길 의원)

2일 경제사회연구회및 인문사회연구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이처럼 동방금고 사건이 논란이 됐다.

정치공방이 이어지면서 이날 국감은 의원당 질의시간이 10분으로 줄어드는 등 일찌감치 끝났다.

게다가 정무위는 3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진행하기로 한 국감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장소를 바꿨다.

"현안이 터졌는데 지방에 가서 이래라 저래라 할수도 없고(박주천 정무위원장)"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연구단체에 대한 국감보다는 동방금고 사건에 집중하자는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낸 질의자료를 보면 연구단체의 문제점 또한 적지 않았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하루 5.2명씩 퇴직'',''연구기능 저하로 정부 정책비전 못내'' 등등 심각한 내용들이 지적됐다.

피감기관인 연구단체만도 43개에 달한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마치고 말았다.

비단 정무위뿐만이 아니다.

법사위 등 대부분 상임위는 이날도 정치적 이슈에 집착했다.

물론 동방금고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진상규명이 시급한 사안임엔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검찰이 수사중이고 오는 6일에는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등 핵심관련자가 증인으로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정조사도 할게 뻔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의원들이 정치적 이슈에 매달리니 "국감은 뭐하러 하나"라는 ''국감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기까지 하다.

국정감사는 정부의 모든 기관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 감시할 수 있는 국회차원의 유일한 수단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도 꼼꼼하게 자료를 준비해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정책상의 문제점을 들춰내는 등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대다수 의원들의 지나친 ''정치이슈 따라잡기''로 인해 ''국감 무용론''의 희생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태웅 정치부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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