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가 22일 정치활동을 본격 재개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현실 정치참여 중단''을 촉구했다.

이 부총재는 "민주화 운동의 후배이자 동지로서 김 전 대통령에게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며 "그러나 요즘 행보는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대범한 지도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많은 국민들의 탄식을 자아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9년 신민당 총재시절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제의,의원직 제명과 총재직 박탈까지 당하던 YS가 북한과 화해협력이 강화되는 현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대립과 갈등의 냉전구도로 회귀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재는 또 "우리 사회의 원로이자 정신적 지주로 남아야할 분이 현실정치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우리 국민은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치못하게될 뿐 아니라 정치를 다시 대립과 갈등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게될 것"이라며 YS의 정치활동 재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원로의 위치를 지켜야 할 분이 다시 현실정치의 세계로 내려와 그같은 적절치 않은 역할을 반복하지 않기를 절실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는 입장을 표명하지 말라고 만류했으나 다른 분들이 정치활동 자제를 촉구하는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며 당내에서 충분한 협의를 거쳤음을 시사했다.

이 부총재는 한나라당 일부 지구당 간부들이 YS의 민주산악회쪽으로 이탈하는 등 ''동요''가 일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