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21일 채택한 ''2000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2000)''는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다.

ASEM의 중장기 협력과제 및 발전방향을 제시함으로써 ASEM이 아시아·유럽간 협력의 실질적 중심체로서 확고히 정착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AECF 2000''이란=향후 10년간 ASEM의 발전을 위한 전망과 핵심원칙 및 목표,협력분야별 우선순위,각종 사업의 조정 및 관리체계,신규회원국 가입지침 등을 담은 기본문서다.

다양한 ASEM 사업의 조정 관리 체계는 물론 AECF 자체의 개정을 위한 절차도 명시해 놓았다.

''향후 10년간''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ASEM의 헌장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AECF 2000''의 문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시아와 유럽간의 견해차가 적잖게 노출됐다.

ASEM의 비전에 인권·민주주의를 포함시키자는 유럽국가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은 내정불간섭의 원칙도 명시돼야 한다며 맞섰다.

회원국 가입지침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다.

가입 희망국가의 자격에 대해서도 ''아시아·유럽 지역''으로 할 것인지 ''아시아·유럽지역 국가''로 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개방적이고 점진적인 ASEM프로세스는 아시아와 유럽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문장으로 대체했다.

◇ASEM의 비전 설정=AECF는 ASEM의 비전으로 유엔 헌장의 원칙과 목적 준수,민주주의·인권·평등·법치주의·정의 존중,환경과 전 지구적 공동유산에 대한 관심,빈곤퇴치,경제·사회적 열망,지식과 교육자원,과학기술,상업,투자 및 기업 등을 제시했다.

세계화와 정보기술·전자상거래,신 경제체제에 의한 새로운 도전에도 공동 대처키로 했다.

◇신규 회원국 가입 지침 마련=정상들이 마련한 가입지침은 모두 다섯 가지다.

먼저 회원국 확대는 단계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또 신규가입 후보국의 장점과 ASEM에 대한 기여가능성을 검토해 가입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가입과정을 2단계로 나눴다.

해당 지역내 회원국들의 지지를 먼저 얻은 다음에 모든 회원국들의 동의에 의해 가입을 결정토록 한 것이다.

또 신규 회원국 가입 문제와 관련한 모든 결정은 각국 정상이 최종적으로 하도록 했다.

이처럼 신규회원국 가입 절차가 마련됨에 따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및 동유럽 국가 등 20여개국의 가입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가입전망도 밝아졌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