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언론과 주요 인사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또 이를 실천하려 노력한 아시아 지도자를 꼽으라면 단연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정치인들은 경제개발단계에 있는 국가들이 "제한적 민주주의"에 현혹될 수 있지만 김 대통령은 처음부터 "완전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ABC 등 미국 TV방송들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명록 차수를 미국에 보내 관계개선을 타진한 것 등은 모두 김 대통령의 공헌이며 따라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예약된 자리"였다고 전했다.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이번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을 가능케 해 남북해빙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또 이어 지속적인 햇볕정책을 추구,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기여한데 따른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존스 홉킨스대 폴 월포위츠 국제대학원장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김대통령의 끊임없는 헌신이 오늘의 영예를 있게 한 바탕이 된 것으로 안다"고 전제, "한반도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북관계에 정통한 브루킹스의 조엘 위트 연구위원 또한 "한반도안정이 동아시아 평화의 축임을 감안하면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 평화상 위원회의 결정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서 김대통령 개인 뿐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남북 한국인 전체의 영예"라고 말했다.

워싱턴 특파원 양봉진 www.bjGlobal.com

<> 중국 언론과 각계 인사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각 언론은 특히 김 대통령의 과거를 집중 보도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가오싱젠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중국공산당 기관 통신사인 신화사는 김 대통령의 수상사실을 스웨덴발로 즉각 보도했다.

신화사는 이와함께 김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게된 내역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김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한 민족공동체가 빠르게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김 대통령의 전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김 대통령을 꺾일줄 모르는 의지와 강한 신념을 가진 인물로 평가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위용딩(余永定) 소장은 "김 대통령의 햇빛정책은 남북한의 축복과 이익의 시작"이라며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햇빛정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의 업적이 역사적으로 크게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에도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이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경제무역위에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리밍싱 처장은 "김 대통령의 수상으로 한반도에 경제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한반도 경제통합 작업이 이제 본격적인 시작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북경)대학에 다니고 있는 왕매이양은 "김 대통령이 베이징대학에서 한 강연을 들었다"며 매우 논리적이고 철학적 깊이가 있는 인물로 기억된다 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가진 나라를 이웃으로 두게 됐다고 부러워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더 타임스, BBC방송, 프랑스 르몽드, 독일의 한데스블라트 등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일제히 주요 외신으로 보도했다.

이들 신문과 방송은 김 대통령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유고사태 중재자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노벨평화상이 종종 진행중인 평화노력을 고무하기 위해 수여되기 때문에 유력 후보들을 물리치고 김 대통령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지난 40여년간 여러차례 생명의 위협을 견뎌내며 대통령에 오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 대통령의 정치인생을 자세히 소개했다.

유럽언론들은 김 대통령이 수십년간 독재의 억압을 받으면서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성장했으며 그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이 세계 민주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셸 캉드쉬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증진은 물론 경제적 안정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학원 교수도 "김 대통령의 평화추구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슬로=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일본언론들은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긴급 뉴스와 호외 등으로 일제히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노벨위원회의 발표와 동시에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긴급 기사로 보도한 뒤 김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과 민주화 투쟁의 발자취 등을 소개하는 기사 등을 지방지 호외용으로 타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저녁 "노벨 평화상에 김대중 한국 대통령"이라는 제하로 호외를 발행했다.

NHK도 뉴스시간마다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머리기사 등으로 자세히 보도하면서 "김 대통령은 사형 선고 등 군사정권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 강인한 의지로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한편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키는 등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해 왔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김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과 대북 햇볕정책 등 탁월한 외교적 수완에 비춰 노벨상 수상은 진작부터 예견돼 왔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화해와 포용,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북한을 외교무대로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전했다.

오카모토 아쯔시 월간세계 편집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처음 대면한 것은 98년 7월 서울에서 단독 인터뷰를 한 때였다"며 김대통령이 오랜 세월동안 박해와 고난을 겪었으면서도 신념과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결단력과 함께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수상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남북화해와 통일에도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경득 재일변호사는 "대통령 개인에게도 큰 영광이지만 개인이 받는 상이라기 보다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본다. 노벨상 선정위원들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의 국민적 노력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김 대통령의 수상에는 비극의 역사속에 살아 온 과거를 딛고 남북통일의 염원을 이루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