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려대 특강문제로 학생들과 대치중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소식을 전해듣자 "노벨상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며 애써 의미를 격하했다.

그는 "강연 초청을 받고 몇 시간동안 차 속에 갇혀 학교에도 못 들어가는데 무슨 자유와 정의, 인권을 얘기하느냐"면서 "야당 말살과 언론탄압을 하고 불법선거까지 자행한 독재자가 노벨상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극한 반응을 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김 대통령 개인의 영광임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경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에서 방송을 통해 수상 소식을 지켜본 뒤 "매우 반갑고 김 대통령 본인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경사"라고 환영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도 서교동 사저에서 김 대통령의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뒤 "김 대통령이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축전을 보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