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남북 국방장관 회동은 회담 정례화에 의견을 모으고 2차 회담을 오는 11월 중순께 백두산에서 갖기로 했다.

이번 제주회담이 반세기동안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의 군 수뇌가 처음으로 대좌, 불신과 대결의 빙벽을 녹이는 첫걸음이었다면 백두산 회담은 이같은 신뢰관계를 계속 이어 나가자는데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경의선 철도 연결 및 문산~개성간 도로 개설에 따른 군사협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군사실무위원회'' 구성을 빼고 남측이 제의한 △군 수뇌부간 군사직통전화 개설 △대장급 남북군사위원회 및 실무위원회 설치 △대규모 부대 이동 및 훈련 상호통보 △군인사 교류 등이 백두산 회담에서 본격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회담에서 조성태 국방장관은 차기 회담을 오는 11월 중순 묘향산에서 열자고 제의했으며 이에 대해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백두산을 제의, 서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백두산에서 차기회담을 가짐으로써 한반도는 ''하나''라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줬다.

김 부장은 지난 24일 제주공항에서 조 장관과 환담을 하는 가운데 "통일이라고 할 때는 백두에서 한라까지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해 북측은 이미 그런 구상을 갖고 제주도로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두산 회담에서도 불가피하게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와 군사정전위 및 유엔군사령부의 위상, 남북 화해협력과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주한 미군의 성격 및 지위 문제 등 예민한 문제들을 놓고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