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9일 오전(한국시간) 뉴욕의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을 통해 "남북관계의 개선은 남북만의 관계개선으로는 완전하게 이뤄질 수 없다"면서 "북·미,북·일 간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완전한 평화체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우리의 당면목표는 조속한 통일의 실현이 아니라 남북간의 평화와 교류협력"이라고 말하고 "북.미, 북.일 관계개선이 이뤄지면 전세계와 북한간의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의 실현도 한.미.일 공조가 없었던들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의 협력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내에서는 한국에서 반미운동이 크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문제는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를 비롯한 5박6일간의 뉴욕 방문을 마치고 10일 오후 귀국한다.

뉴욕=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