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유엔 밀레니엄정상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층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또 전세계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한반도 화해무드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이 무산된 것은 아쉬움이었다.

◆ ''6.15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 =김 대통령은 이번 유엔 밀레니엄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 모든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남북한 정상이 합의한 ''6.15선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남북한 정상들이 합의한 6·15 선언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 선언이 실천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등도 한반도 평화선언에 대한 지지를 다짐했다.

특히 이번 밀레니엄정상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지지성명''이 채택되기도 했다.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강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요청한 국가는 무려 20여개국.

김 대통령은 이들 국가중 미국 중국 스웨덴 러시아 영국 등 6개국 정상들만 만났다.

과거에는 한국이 정상회담을 신청하고 그 쪽 정상의 시간이 비기를 기다려야 했었다.

이런 현상은 정상회담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김 대통령이 밀레니엄 정상회담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기 직전 각국의 대표들이 자리로 돌아왔다.

이들은 김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보냈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취재기자들도 큰 박수를 쳤다.

◆ 국가신인도 제고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기간중 주요 국가정상들에게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극복하는데 적극 도와준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국가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 대통령은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회장 등 미국 경제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보다 건실한 성장을 위해서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미 금융기관과 대규모 투자회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경제의 투명성을 확보할테니 두고 보라는 얘기다.

◆ 아쉬운 점 =이번 밀레니엄 정상회담 기간중 발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회담참여 무산은 남북한 당국뿐만 아니라 유엔 회원국들 사이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서명으로 사과하고 북한도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6.15 공동선언''의 한축인 북한이 유엔 밀레니엄정상회의에서 빠진 것은 책임소재를 따지기 전에 두고두고 곱씹어볼 문제다.

뉴욕=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