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상봉의 흥분과 기쁨에 이산가족들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전날 첫 상봉에 이은 하루 만의 재회인데도 자식들은 "어머니"를 외치며 품안에 뛰어들었고 그동안 못다한 50년의 한(恨)을 푸느라 정해진 상봉시간이 짧기만 했다.

분단 반세기 만의 첫 상봉 뒤 흥분과 설렘 속에 서울과 평양에서 하룻밤을 보낸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은 16일 숙소인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가족단위로 개별 상봉했다.

북측 이산가족 1백명은 2개조로 나눠 각각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워커힐 호텔 객실에서 남측의 가족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못다한 얘기를 나눴다.

평양 음악무용대 교수 김옥배(62·여)씨는 어머니 홍길순(87)씨와 동생들이 방으로 들어서자 "아이구 엄니"라며 얼싸안았고 홍씨도 딸을 부둥켜안고 볼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원로국어학자 류렬(89)씨는 남쪽의 가족들과 함께 찾아온 딸 인자(59)씨를 포옹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류씨는 "기쁜 마음에 새벽녘까지도 잠을 못이뤘다"면서 꼭 잡은 딸의 손을 내내 놓지 않았다.

이번 방분단 중 최고위급 인사인 주영훈(69)씨도 형 영관(74)씨 등 다섯 남매를 객실에서 만나 "형제를 만나니까 잠도 안오고 생각도 많았다"며 감회에 젖었다.

또 전날 평양에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오빠를 만나기 위해 단체상봉장에 갔다가 사촌언니들만 만났던 김금자(69)씨는 이날 언니들로부터 "오빠가 2년 전에 고혈압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죽은 줄 알았으면 이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오지 않았을걸…"이라며 통곡했다.

평양이 고향인 강성덕(72)씨는 객실로 찾아온 언니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반드시 전해주라고 했다"며 유품인 ''등걸이 털옷''을 전해줘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북측 방문단은 개별상봉을 전후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잠실 롯데월드 민속관을 관람했다.

남측 방문단도 북측 가족과 개별 상봉하고 대동강을 유람했으며 단군릉을 참관했다.

또 저녁에는 상대측이 마련한 만찬에 각각 참석했다.

남북측 방문단은 17일에도 각각 숙소에서 개별 상봉을 한 차례 더 갖고 창덕궁 및 교예단 공연 등을 관람할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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