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쌓인 한을 풀기에는 너무도 짧은 만남이었다.

반세기 동안 떨어져 살아온 이산가족들에게 전날 한 차례의 만남은 아쉬움만을 남긴 ''순간''에 불과했다.

상봉 ''첫날밤''을 치른 이산가족들은 이틀째인 16일에도 여전히 첫 만남의 감격과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워커힐호텔을 방문한 남쪽 가족들은 호텔에서 만난 북쪽 가족들의 손을 맞잡고 "잘잤니" "편히 잤습니다"라며 50년 만에 문안인사를 주고 받았다.

격정이 다소 진정돼서인지 전날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가슴속에 묻어둔 눈물과 통곡보다는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