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으로 우회하지 않고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서울∼평양간 직항로가 개설된다는 대한적십자사의 발표가 있은 뒤 갑자기 취소되는 일이 벌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기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산가족 방문단의 항로 이용을 계기로 KBS가 주최하는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이번 주말께 서울을 방문할 예정인 조선국립교향악단이 휴전선을 통과하는 직항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의 이런 발표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에너지도 없는 나라에서 서해로 돌아서 서울과 평양을 다닐 필요가 있느냐"고 언급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국내외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브리핑이 끝난 후 홍양호 통일부 인도지원국장은 박 총장의 발언을 즉각 전면 부인했다.

통일부 당국자의 공식 부인으로 ''휴전선 직항로'' 문제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없었던 일''이 됐지만 단순한 실수는 아니라는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에 따라 박 총장의 발표에 대해 북측이 너무 성급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거나 정부 부처간 발표 시점에 대한 이견이 표출돼 직항로 발표가 취소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