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지만 이 밤이 가기전에 꼭 자식을 만나야겠다"

병환으로 몸이 불편한 두 90대 모친이 15일 밤 10시50분께 앰뷸런스에서 북에서 온 자식을 극적으로 상봉했다.

거동이 어려워 남측 가족 숙소인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머물던 민병옥(95)씨와 박순희(92)씨가 만찬을 마치고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 돌아온 아들을 앰뷸런스에서 기다리다 각각 만난 것.

이날의 만남은 민병옥씨가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호소,이뤄졌다.

어머니가 며칠전 허리를 다쳐 단체상봉장인 코엑스에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던 박상원(65)씨는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보자 말문을 잇지 못한채 한동안 눈물만 흘렸다.

여운봉(66)씨도 앰뷸런스 안에서 옥색 한복을 곱게 입은 채 안전벨트를 메고 누워 있는 어머니 박순희씨를 만나자 꼭 끌어안은 채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여씨는 한참 후에야 "어머니 나 알겠시요"라고 수차례 반복해서 물었고, 박씨는 "우리 아들이여. 이게 누구야"라며 마른 눈물을 흘렸다.

차에 동승했던 며느리 이순례(53)씨는 "어머니 울지 말고 운봉이 얼굴 좀 만져봐요"라며 울부짖었다.

정부 당국자는 "두 모자 모두 만나려는 뜻이 매우 강해 앰뷸런스 상봉을 허용하게 됐다"면서 "북측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