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 나눈 대화 내용이 화제다.

김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와 같이 거침없는 말로 남북관계와 대외관계 등에 대한 자신의 ''의중''을 드러냈다.

청와대측은 김 국방위원장과 언론사 방북단의 대화를 통해 몇가지 소득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14일 "6·15 선언 이후 2개월만에 이뤄진 언론사 사장단의 김 국방위원장 면담내용이 상세히 보도되면서 국민들이 남북정상간 합의사항이 철저히 이행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음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김 국방위원장과 언론사 사장단의 대화록을 보면 김 국방위원장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면서 "특히 김 국방위원장의 언급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던 현대의 공단조성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정부는 차분하게 공동선언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그동안 남북정상 합의와 관련해 일부논란이 있었던 부분들이 김 위원장과 언론사 사장단 면담을 계기로 명확하게 정리됐다"며 북한노동당 규약 개정이나 현대의 공단조성,관광특구 문제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이와 관련,청와대는 8·15를 계기로 15년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향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면서 경의선·경원선 연결,남북한 교차관광 등 각종 협력사업을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해 착실히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자제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이뤄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6·15 공동선언 2개월을 계기로 국민들은 놀라울 정도로 큰 변화를 느끼고 있다"면서 "너무 흥분하고 기대를 많이 갖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말과 문서보다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이뤄나간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