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TV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규제하겠다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TV 매체 길들이기'' 의혹이 짙다고 비난, 민주당과 논란을 벌였다.

이회창 총재가 "박 장관의 발언이 자칫 정부가 방송을 다스리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권철현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장관이 직접 나서 규제 운운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문화 개방에 앞장섰던 장본인인 박 장관이 느닷없이 국적불명의 헤어 스타일이 난무한다고 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는 방송 프로그램 규제를 통한 방송매체 길들이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주무장관의 정책 집행을 두고 야당이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처사라고 반박했다.

박병석 대변인은 "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것은 온 국민이 공감하는 것"이라며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방송장악과 방송 길들이기로 선정성 규제를 몰아붙이는 것은 대선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