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 회담을 마친 북측 대표단은 31일 오전 남측과의 공동보도문에 합의한 뒤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후에는 경기도 기흥 삼성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는 등 2박3일간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저녁 중국민항기편으로 출국했다.

<>.전금진 북측 대표단장(수석대표)은 이날 출발에 앞서 서울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서면으로 발표한 서울 출발성명을 통해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부흥 발전을 이룩하려는 쌍방의 이해와 목적의 공통성으로 이번 상급회담이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잘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전 단장은 이어 "제2차 평양회담은 물론 앞으로의 회담들에서 쌍방 대표들이 이해와 단합 정신으로 상정된 문제들을 협의해 나간다면 북남공동선언을 훌륭하게 이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단장은 또 "우리 대표단 일행을 따뜻이 맞이해 주고 환대해 준 서울시민과 남녘동포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민항 CA126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한 북측 대표단은 베이징에서 하룻밤을 머문뒤 1일 낮 고려민항편으로 평양에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청와대를 방문한 양측 대표단은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회담성과와 노고에 대한 치하를 들었다.

김 대통령은 "두 분(남북 수석대표)께서 정상회담의 공동선언 정신을 살려 후속조치를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으며 전 단장은 "합의사항이 꼭 실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 단장이 "평양에 다녀오신 뒤 대통령 내외분의 건강은 좋으시냐"고 묻자 김 대통령은 "좋다. 고맙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김정일 위원장도 안녕하시냐"면서 "김 위원장이 공항에 나오시고 환대해 주시고 수십만 주민들이 환영해 준데 대해 감사한다. 김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공장을 둘러본 북측 일행은 공장시설과 남북 경제협력에 관심을 나타냈다.

북측 기자들과 수행원들은 삼성 관계자의 설명을 열심히 메모했고 전 단장은 견학을 마친 뒤 "훌륭하고 또 훌륭하다.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오후 1시56분께 공장에 도착한 전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삼성이 대기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이 있고 현대적이고 합리적으로 기업운영을 하는 업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경협은 (남과 북이) 제일 앞장서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전 단장은 특히 "삼성과 우리 사이의 협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로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북과 남이 자원과 기술을 합치면 공동 번영하고 세계에서 강성대국으로 당당히 나갈 수 있다"면서 "힘을 합쳐 사업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어제 북에 갔다가 귀국했는데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 등으로부터 환대를 받았고 남북 탁구대회도 1만2천명의 평양시민이 참관해 열렬히 환영해 줬다"고 말했다.

삼성은 북측 일행에게 반도체식 소형 녹음기와 64메가D램이 들어 있는 넥타이핀 등을 선물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