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회 임시국회가 시작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은 31일 본회의를 열어 약사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의 등원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가 오후 5시로 연기됐다가 다시 6시로 지연되는 등 진통이 거듭됐다.

특히 임시국회 회기는 물론 추경안과 정부조직법,금융지주회사법 등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의사일정도 확정하지 못해 국회 공전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약사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의사들의 자격정지,면허취소 등과 관련한 법적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자민련 등과 연대해 본회의를 강행,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자체 의석 1백19석에 강창희 의원을 제외한 자민련 16석,군소정당 및 무소속 4석을 합해 총 1백39명이 본회의에 참가해 의결정족수(1백37명)를 채울 수 있다고 보고 인원을 점검하는 등 준비작업을 벌였다.

일본에 머물고 있던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도 이날 귀국,본회의 개의에 대비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3역회의를 열어 약사법 개정안의 여당 단독처리를 묵인해주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단독국회 강행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하며 △날치기와 밀약설에 대한 사과 △날치기 원천무효 등 전제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국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법 개정안 단독통과에 대비해 소속의원들을 의원회관과 당사 주변에 대기토록 하면서도 여당 단독국회에 대한 실력저지에 나서지는 않았다.

정태웅·김남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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