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체와 기업체들이 앞다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대한적십자사가 고민에 빠졌다.

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간 역사적인 이산가족 상봉이 업체간의 홍보경쟁으로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한 치과의사협회는 28일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1백여명에 대한 무료 치료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협회는 방북단이 확정되는 대로 명단을 확보,시·도지부에 통보한 뒤 방북자가 거주지 인근의 치과에서 치아 검진과 치료를 해준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구강상태가 악화된 방북 노인들의 원활한 대화와 식사를 돕기 위한 사업"이라며 "특히 앞니가 빠져 있는 모습 등이 전세계 TV에 방영될 경우 우리 경제사정이 왜곡되게 비쳐질 우려가 있는 점도 배려했다"고 밝혔다.

일부 음식료 및 의류업체 등도 방북단에 자사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지원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적십자사에 보내왔다.

이에대해 적십자측은 자칫 업체간 과열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