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2일 정부가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1천2백62억원의 예산을 미리 집행했다며 이는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전제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전용 등의 방법으로 미리 예산을 집행한 사업이 국방부의 전역예정자 정보화 교육 등 11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 사업에 대한 추경예산 요구액 4천3백97억원중 28.7%인 1천2백62억원이 이미 집행됐다"며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예산을 쓴 것은 명백한 예산회계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도 "보건복지부, 교육부, 국방부 등이 국회에서 추경을 심의하기도 전에 2000년도 하반기 사업예산을 끌어다 사용했다"며 "이는 불법적이고 편의적인 예산운용 태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지금까지 추경통과를 예상하고 집행한 사업과 현재까지의 집행내역,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성태 국방, 문용린 교육, 차흥봉 보건복지장관 등은 모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은 "불법이 아니다"며 사과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회의가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진 장관은 결국 "다만 "부적절한" 집행이었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국회 예결특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다시 심의 한 뒤 계수조정소위를 거쳐 25일 본회의에 넘길 예정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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