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올여름 휴가기간중 어떤 구상을 하게 될까.

김 대통령은 휴가중(24일부터 1주일간) 내달초로 예상되는 개각과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조치 등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대통령의 "휴가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런 세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김 대통령은 지난 3월 베를린 선언 발표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금융노조 파업, 의료계 폐업 사태 등 8대 국정현안에 매달리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휴가는 휴가답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김 대통령은 이번 휴가중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이 쓴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 피터 드러커의 "자본주의 이후 사회의 지식경영자", 레프 게이츠의 "오너십 솔루션" 등 몇권의 책도 읽을 계획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휴가중 국회에서는 추경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처리될 예정이고 27일부터는 6.15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도 열리게 돼 있어 국정 현안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전화로 보고를 받고 그때그때 지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일 8명의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수석실별 현안을 서면으로 보고 받았으며 이를 휴가지로 가져가 틈나는대로 점검할 계획이다.

더욱이 내달 25일이면 5년 임기중 꼭 절반이 되는 만큼 김 대통령은 이번 휴가중 집권 2기 국정운영 구상에 몰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대통령이 가다듬을 집권 2기 국정운영 방향의 큰 틀은 지식정보화 사회, 금융.기업.공공.노사 개혁의 완수, 삶의질 향상,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발전 등으로 집약될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2기 "새출발"을 다지는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은 경제.인적자원 부총리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 이에 맞춰 단행될 개각을 통해 그 일단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