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사흘째인 13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의 "친북세력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져 본회의가 정회되는 파행을 겪었다.

권 의원이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느냐"고 발언하자,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해명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한다"고 반발,양측이 삿대질과 함께 고성을 토해내자 이만섭 국회의장이 서둘러 정회를 선포한 것이다.

<>발단=권오을 의원은 대정부 질문 도중 북한의 이회창 총재 비방발언과 관련,정부측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고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2박3일만에 (북한과)만리장성을 쌓았느냐"면서 "도대체 북한에 무슨 약점을 잡혔길래 그런 저자세를 취하고 있는가"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권 의원의 발언이 개인적인 것인지 아니면 이 총재가 지시해 조직적으로 행한 것인지 묻고 싶다" 며 발언 취소와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다.

천 의원은 이어 "이회창 총재가 직접 해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대정부 질문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강경론을 폈다.

<>정회=이어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권 의원의 친북이라는 얘기는 북한을 적절히 이해하고 충언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용어로 쓴 것"이라며 옹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여당측 의석에서 "말장난하지 말라"는 고함이 일제히 터져 나오며 여야간 소란이 이어졌다.

이만섭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야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이냐,다함께 냉정을 요구한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양당 의원총회=정회가 선포되자 양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친북세력"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의총은 한나라당 성토장을 방불케 했으나 결국 이회창 총재의 사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권오을 의원 발언을 취소,속기록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뒤 총무단 회의에서 본회의 참석을 결정했다.

한나라당도 의총과 총재단회의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측의 사과는 거부하되 본회의에는 참석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그러나 민주당측이 원내 대책회의를 다시 열어 이 총재의 사과를 다시 요구,여야간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회 본회의는 공전만 거듭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