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에 대한 입법부 최초의 인사 검증인 대법관 임명 후보자 6인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6일 오전 국회에서 시작됐다.

국회 인사청문회 특위는 이날 이규홍 제주지법원장, 이강국 대전지법원장, 손지열 법원행정처장 등 3명을 상대로 최고법원의 판사로서 갖춰야 할 법의식과 가치관, 개혁성 등을 검증했다.

의원들은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와 국가보안법 개폐에 관한 입장을 묻는 등 사회.정치이념은 물론,경제관련 판결의 적합성, 사법개혁 의지 등과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 이규홍 후보

-한보나 기아 부도와 같이 막대한 국민부담을 안긴 기업주의 법적 책임에 대한 견해는.

"기업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

회사의 경영권을 포기해야 하고 비자금을 조성, 사적 용도로 사용했을 경우 처벌받아야 한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가치를 훼손하는게 국가보안법이다.

후보는 국민의 기본권보다 국가의 안보를 우선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법률과 양심 소신에 따라 재판했다.

국가보안법의 해석과 적용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총리서리 제도에 대한 견해는.

"헌법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다"

<> 이강국 후보

-법관들이 헌법정신에 투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많은 법조인들이 민.형사 사건에만 매달리다 보니 헌법엔 관심이 적었다.

많은 법률이 위헌적 요소가 있어도 그대로 공포되고 시행되기도 했다"

-호주제 폐지 주장에 대한 입장은.

"호주제 폐지에 유림이 반대하고 있으나 세월을 두고 합의를 모아가면 언젠가는 호주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결말이 날 것이다"

-우리나라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 어떤 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상고심 제도를 고쳐야 하고, 사건의 더디고 불성실한 처리가 시정돼야 한다.

판결 이유에 대해 일반 국민이 법관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을 수 없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판결문이 송달된 이후 이를 고친 일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97년 학생운동 출신 3명의 검사임용거부 취소소송에서 원고청구를 기각한 사유는.

"원고 3명이 운동권 출신이어서 청구를 기각한 것은 아니다.

72년 공무원 채용에서 전형위원들의 판단은 특별히 존중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원용한 것이다"

<> 손지열 후보

-사법개혁과 관련, 법조인 중심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법부를 배제한 채 개혁안이 만들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을 뿐이다"

-사법부는 독재권력과 야합하기도 했는데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

"법원이 철저하게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고뇌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