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한동 총리서리의 자질 문제와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불법 의혹 등을 집중 거론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이 총리서리의 정치적 변신과 말바꾸기 사례, 재산형성 과정의 의혹 등을 집중 공략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그의 보수적 이념과 과거 정권에서의 행적 등을 문제삼았다.

이 총리서리는 의원들의 추궁에 시종 여유있는 태도로 재산형성 과정에서 위법행위는 없었으며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대통령 보좌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 자질론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이 총리후보자는 5,6공때 핵심 요직을 맡았었는데 역사를 왜곡한 정권에 봉사한 것 아니냐"며 과거 경력을 문제삼았다.

이 총리서리는 "5,6공시절 공직을 맡은 모든 사람을 권위주의 정권에 협조했다고만 볼 수 있느냐"며 "6.29 선언이 나오기 전 여러 차례 국민의 여망을 받아들이자고 당정협의에서 주장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이 총리서리가 내무장관 재직시절 풍산금속 안강공장의 노사분규를 진압하기 위해 신정연휴 때 지나치게 과도한 공권력을 투입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 총리서리는 "안강공장은 국가 안보와 관련있는 공장이었고 실무차원에서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종우 의원은 "제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자민련으로 간 것은 총재직이 탐나서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서리는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의 독선적 당으로 변했고 우리나라 정당 구도를 보수와 진보 양체제로 발전시켜야겠다는 꿈이 있었으며 내각제 실현을 위해 몸을 바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이 총리서리는 지난 98년 한나라당에 있을 때 총리서리 제도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이제와서 아무런 설명없이 스스로 총리서리가 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 총리서리는 "총리서리제는 우리나라 52년의 헌정사를 통해 이미 합헌을 전제로 관행이 됐다"고 응수했다.

<> 재산형성 의혹 =경기 포천 일대 땅 투기의혹이 집중적으로 추궁됐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후보자(이 총리서리)와 부인의 땅이 5만평에 달한다"며 투기 여부를 물었고 이 총리서리는 "관인면 땅은 변호사시절 고향 초등학교 선후배 등 3명이 밭 황무지가 있는 땅을 공동명의로 사 은퇴하고 농막이라도 짓고 살아보자고 해서 구입하게 됐다"고 피해 갔다.

포천군 신음리 3백평 규모의 대지 구입및 주택건설과 동생에게 명의를 이전한 경위에 대해 이 총리서리는 "막내동생과 돈을 함께 내서 집을 지었으며 93년 5월 명의를 동생에게 넘긴 이유는 동생이 주로 돈을 댔기 때문"이라며 명의신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지난 78년께 연천 양원리 일대 분수림을 구입했다가 공직자 재산등록이 시작된 93년 이를 덕인장학회에 기증했다며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이 총리서리는 "산림녹화정책으로 정부가 분수림 사업을 장려해 나무를 심고자 계약했다"며 "그뒤 오해가 생겨 해명하고 장학회에 기증했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포천군 관인면 땅 매입에서 "부인의 명의로 했고 주민등록을 40여일동안만 옮겨 놓았다"며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자 이 총리서리는 "법률적으로 문제될게 없다"고 주장했다.

정태웅.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