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뒤 국가보안법의 개정 및 폐기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는 남북관계가 새롭게 형성됨에 따라 보안법 개편이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나 그 수준과 범위를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폭넓게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북한의 노동법 규약 등의 변화를 전제로 한 ''상호주의''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 민주당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가보안법 체계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남북 당국간 대화 진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청회 등을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보안법을 아예 폐지하고 ''민주질서 수호법'' 등 대체입법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보안법의 문제 조항을 수정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반도에서 정부를 참칭(僭稱)하는 단체를 반국가 단체로 본다는 조항과 <>찬양.고무죄 <>이적표현물 제작 처벌 <>불고지죄 등을 개정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보안법과 비전향장기수 문제 등은 토론과 대화를 거쳐야 하는 문제이므로 개별적 논쟁 대상이 되기보다는 큰 흐름속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사안별 접근보다는 대북 경협 등을 위한 각종 법령.제도를 전반적으로 일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법률개정시 주요 골격은 유지한채 독소조항을 손질하는 제한적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남한이 보안법을 고치는 것에 상응해 북한도 형법이나 노동당 규약의 남한 관련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6.15 공동선언''에 상호불가침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해석할 수 있는 보안법 2조가 수정될 경우 우리만 ''무장해제'' 당하는 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한구 제2정조위원장은 "보안법은 우리의 안보를 뒷받침해 주는 힘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철현 대변인도 "보안법의 큰 틀을 손질하는데는 반대하며 상호주의에 따라 북한과 맞교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당론을 거듭 확인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 불고지죄 등은 남북관계의 진척여부에 따라 개정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형배.김남국 기자 k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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