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분단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큰 의미중의 하나는 당국간 대화채널이 가동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당국간 대화가 어떤 식으로 정례화,정상화될 지가 관심사다.

평화체제든 경제협력이든 당국간에 논의할 창구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북 당국간의 대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월 "베를린선언"을 통해 당국간 대화를 제의해놓은 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됐다.

지난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통전화"를 언급,직통전화를 통해 격의없이 대화하자는 뜻을 비쳤다.

남측은 14일 열린 확대회담에서 경협,이산가족문제 등 민족내부의 문제를 두루 해결하기 위해 지난 91년 체결된 기본합의서 이행문제를 거론,당국간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북측의 태도도 전향적이다.

북측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3일 만찬에서 "남북한 사이에 산적한 숙제를 풀기 위해 책임있는 당국자간에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당국간 협력을 축으로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어서 북측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국간 대화가 정례화될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으로 언급한 현안을 계속 논의하기 위한 부문별 대화창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상들이 경협이나 안보문제 등의 세부내용을 일일이 다 논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협은 경제공동위,군축은 군사공동위,이산가족문제는 적십자회담 등으로 분야별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처럼 당국간 대화채널을 여럿 운용하려면 판문점 연락사무소 남북 직통전화의 전면 재가동이 선결과제다.

남북 직통전화가 개설되면 남북간의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은 제도화의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판문점 남북공동사무소 운영이나 상주연락대표부 설치,운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남북공동사무소는 남북간 현안논의는 물론 각종 교류물자의 통관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창구가 정례화돼 대화가 지속되면 남북관계도 자연스럽게 정상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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