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정치권 인사들은 12일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북한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특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교류가 확대되면 이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각 분야별 교류 확대 방안을 구상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민주당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지난 90년 이후 중단된 남북 국회간 교류 복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의장은 "평양 방문기간 중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국회 회담을 재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평양에서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날 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성과가 나오면 방북 대표단에 포함된 각 구성원들도 분야별로 논의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축구협회장인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오는 10월 레바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문제와 월드컵 분산개최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아시안컵 단일팀 문제가 잘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특히 "별도의 일정이 잡혀있지는 않지만 방북 기간 중 기회가 되면 북한 체육계 인사들을 만나 축구대표 단일팀 문제 등 체육분야의 교류 방안을 중점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개최되는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고 월드컵 대회를 분산 개최하는 방안 등과 관련해서도 북측의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자민련 이완구 의원은 최근 대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인터넷과 각종 서적 및 자료를 수집,자택에서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작업을 벌였다.

이 의원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까지도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족의 장래에 대해 남북 모두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서로에게 심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체육회장인 김운용 의원은 평양방문을 통해 오는 2002년 시드니 올림픽에 대비한 남북 선수의 합동 훈련과 올림픽 개막식에서의 동시입장 등과 관련해 북측의 의중을 타진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과 공동훈련 등도 구상하고 있다.

이밖에 교총회장을 거쳐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역임한 김민하 민주당 상임고문은 통일에 대비해 교육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김남국.김미리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