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노동당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은 김대중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동의함으로써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가 9일 평가했다.

한반도문제에 정통한 이 관리는 이날 미국의 한반도정책에 관해 설명하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에 언급, `엄청난 용기와 비전을 지닌 지도자''인 김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는 이어 미국은 그동안 김 총서기가 지도자로서의 역량, 용기 그리고 비전을 가진 인물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그가 이 역사적인 회담에 동의한 것으로 미루어 ''최소한 그러한 자질의 일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북한이 진정 고립에 종지부를 찍고 세계와 관계를 맺으려고 결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움직임들이 결실을 맺어 궁극적인 평화와 안정을 이룩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의 로마회담을 받아들인 데 ''놀랐다''면서 ''우리는 매우 빠른 시일내에 공식적인 미사일 회담을 재개하고 수주일 또는 수개월내로 기본합의의 이행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