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경선에서 승리한 뒤 민주당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외형상 야당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인사청문회법 제정및 국회 원구성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정면돌파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간 한나라당에 협조를 요청하며 "화해제스처"를 보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선회는 국회의장 경선에서 승리한데 따른 자심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물론 민국당과 한국신당, 무소속과의 연대를 통해 언제든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기조는 대야 협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정균환 총무는 7일 인사청문회 협상과 관련, "인사청문회는 일반 청문회와는 다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수석부총무는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기밀과 안보, 개인 사생활 등은 비공개하자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청문회를 비공개로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상임위원장 배분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해졌다.

당초 의장경선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에 주요 상위를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제 없던 일로 돼버렸다.

최재승 기조실장은 "행자위와 법사위 등 주요 상위는 한나라당에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고 나선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 총재가 지난 총선과 관련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금권선거와 편파수사 주장을 하고 있는데 책임있는 야당 지도자로서 문제가 있다"며 "개원 축하자리에서 이 문제를 꺼낸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초당적 협력을 합의해 놓고서 그 첫 단추인 남북정상회담 정당대표 참석을 거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며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