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보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 일본총리가 만나 대북 공조체제를 재확인하고 양국 우호관계를 더욱 다진다.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은 비록 29일 하루지만 그 의미는 크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모리 총리가 유럽순방에 이어 한국을 찾은 것은 일본의 대한(對韓)외교 중시방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 두나라 정상은 남북정상회담과 북-일 수교교섭의 진전상황을 각각 설명하고 대북문제에 대한 빈틈없는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쟁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공조체제 확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지난 98년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과거 청산''과 ''21세기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한일간의 교류와 협력의 확대기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데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김 대통령은 내달 8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동안 일본의 전직 총리가 사망했을 때 우리나라는 총리급 조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러 간다.

김 대통령은 모리 전 총리의 재임기간중 양국 사이가 명실상부한 ''협력관계''로 발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선 이밖에 오는 7월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 정상회담과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 유럽정상회담(ASEM)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방안도 의제로 올라 있다.

2002년의 월드컵 공동개최와 함께 한일간 투자협정, 국제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조방안도 토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