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책협의회를 통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의 개정과 "자금세정 방지법" 제정을 16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함에 따라 이들 법안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실명제법은 여야 영수가 개정에 합의했고 자금세정방지법은 여야의 공통 공약사항이어서 양측간 제.개정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여야는 특히 불법자금 세탁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등 자금세정 방지법 제정안에 대해서는 상당한 합의를 봤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계좌추적시 영장주의 채택 여부 등 금융실명제법의 일부 조항에 대해 시각차를 보여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여야는 14일 자금세탁 행위를 금지하고 금융기관이 고액의 현금거래 내역을 5년정도 의무적으로 보유토록 하는 내용 등을 자금세정 방지법에 포함시킨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금융기관 직원이 불법자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이를 수사기관에 반드시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이를 거래 상대방에게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을 계획이다.

또 불법자금은 "범죄행위나 그 대가로 얻은 자금이나 재산"으로 정의하고 이같은 불법자금의 성질이나 출처 등을 속이거나 은닉하기 위해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자금세정 행위로 규정키로 했다.

여야는 불법자금을 세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불법자금에 대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신고 사실을 누설한 경우 1년이하 징역이나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일정금액 이상의 금융거래 내역을 허위로 작성한 금융기관 직원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여야 정책위 관계자들은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주까지 법률안을 성안할 계획이다.

금융실명제법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은 수사기관의 계좌추적권 남용을 막기 위해 법 조항을 정비하자고 요구했고 민주당도 일부 조항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수사기관이 금융기관에 자료를 요구할 때 범죄혐의가 있는 일정한 기간에만 금융거래 내역을 요구토록 의무화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 현재 각 세무서장이 금융거래 내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고쳐 지방 국세청장이 요구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명백한 탈루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수사기관이나 국세청 등이 반드시 법원의 영장을 받아 계좌추적을 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을 실명제법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는데 반해 정부와 여당은 이에 소극적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관련, "부부합산 연간 금융소득 4천만원 초과"로 돼있는 현행 기준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은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정태웅.김남국 기자 redael@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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