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정치 한나라당 우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홈페이지 운영실태를 비교한 결과 하루 평균 접속 건수는 5백여건으로 비슷했지만 의견을 개진하거나 민원을 호소하는 등 "열성 네티즌"의 참여는 한나라당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메일로 민원을 호소한 사례를 보면 지난 3월 26일 개설한 한나라당이 총 4백74건으로 민주당(1월 20일 개설)의 1백여건을 훨씬 앞섰다.

지금까지 힘있는 집권당에 민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전례와 비교하면 이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또 각당 사이트에 개설된 여론광장에 참여한 수도 민주당 3천8백여건, 한나라당 4천6백여건으로 한나라당에 각종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힌 사람들이 많다.

이 중에는 당 정책이나 소속 당원을 따끔하게 질책하는 글도 많았으나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측면에서 한나라당이 일단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주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는 토론방의 열기도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완전히 압도했다.

한나라당에는 6천9백90명이 참여, 열띤 토론을 벌인 반면 민주당의 경우 23명에 불과한 데다 상당수가 총선 당시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으로 메워져 있다.

네티즌의 참여가 부진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선거용으로 홈페이지를 개설, 디자인 등 시각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당직자는 "그렇지 않아도 선거 이후 당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전통적 지지층인 네티즌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는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미리 기자 miri@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