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이뤄질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만남에서 그동안 두사람 사이에 쌓인 오해가 풀릴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보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반반이다.

오해가 풀릴 것으로 낙관하는 쪽은 전.현직 대통령의 갈등에 대해서 국민들이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든다.

김 전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김 대통령을 "장기집권을 획책하고 있다"거나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대다수 국민들은 상당한 거부감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김 전 대통령이 이런 분위기를 모를리 만무하다.

따라서 김 전 대통령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김 대통령을 대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을때 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을 김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보내 설명한데 이어 한광옥 비서실장에게도 성사과정을 설명토록 했다.

지난달 21일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 갈 때는 외교채널을 통해 각별한 예우를 갖추도록 특별지시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두 사람간의 앙금이 단 한번의 회동으로 풀릴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자임하는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은 두 사람의 회동계획이 잡힌 직후 "김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하는 김 전대통령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회동에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직전 무산된 경험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잘못한 부분도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을 화해와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 "알아서 생각하라"고 김 의원은 말한다.

전.현직 대통령간의 갈등 해소로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설명과 함께 조언을 구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초청을 받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미국에 갔으며 오는 6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