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이한동 총재는 28일 청와대에서 1시간 10분에 걸쳐 오찬을 겸한 총재회담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공동노력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김 대통령과 이 총재는 이날 회담에서 이번 총선에서 표출된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공동노력하고 이를 위해 정당과 각계각층의 단체가 참여하는 국민대화합 운동을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최대 관심사안인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복원 문제에 대해 일절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다.

이한동 총재는 총재회담이 끝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조얘기는 한마디도 안나왔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공조복원) 문제는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 공조복원 가능성에 대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공동 발표문에도 "정치적 균형과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민련의 정치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명시,공조복원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김 명예총재는 공동정권을 출범시키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이같은 감사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 공조복원을 위한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이와관련, 이 총재도 "이 자리에서 김 명예총재에 대한 얘기가 많이 오고 갔는데 내 입장에선 밝힐수 없다"고 강조해 DJP 회동 문제를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일고 있다.

총재회담의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와 몇가지 합의사항에도 불구,양당관계가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김 명예총재가 아직도 공조복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간 공조복원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상당기간 냉각기가 필요하며 그 첫째 관문은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성공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1월 "이한동 체제" 출범 이후 양당 총재가 처음으로 만나 현안에 대한 "무릎대좌"를 했다는 점에서 이날 회담이 양당간 관계개선을 위한 물꼬를 트는 전기를 마련했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총재도 "오늘 회담은 국내 정치발전은 물론 우리 당의 입장에서도 매우 유익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영근.김형배 기자 kh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