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국무총리가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을 위해 나설 뜻을 강력히 나타냈다.

박 총리는 20일 총리 취임 1백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양당이 처음부터 공조해 정권을 창출하고 IMF 위기도 극복한 만큼 그런 기조 위에서 서로 생각을 접근시켜야 한다"면서"내 생각과 행동도 그런 기조 위에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총리는 특히 "공조복원을 위해 김종필 명예총재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항상 하고 있으나 상대방의 사정이 있을테니까 앞으로 연락해볼 작정"이라고 밝혀 중재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총리는 이어 "공조가 계속 안될 것이라는 전제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같이 정권을 창출했으니 끝까지 같이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대통령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조복원을 위한 역할을 당부했느냐"는 질문에는 "안해도 알만한 사람한테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부인했다.

박 총리는 또 "지난 1백일간 가장 힘들었던 점이 양당 공조가 깨진 것"이라며 "총선에서 친정(자민련)의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심경을 밝혔다.

내각제와 관련, 박 총리는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중심제를 지지하는 국민이 훨씬 많고 자민련의 선거결과가 이렇게 돼 내각제 추진환경은 더 나빠져 걱정된다"면서 "김 명예총재가 어떻게 할지 기다려봐야겠다"고만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