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면서 각당의 차세대 주자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승리한 당은 공로자에 시선이 집중되고 패한 정당은 책임론이 일면서 선두주자들이 뒤바뀌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 민주당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사령탑을 맡은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당내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권에서 민주당이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면 이 위원장이 갖게 되는 직함은 당무위원(70명)이지만 차세대 주자로서 직함 이상의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은 9월로 예정된 지도부(최고위원) 경선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당내 세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선대위원장직을 맡아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데다 선거운동기간 전국 지원유세를 통해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일정부분 지지기반을 마련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후 당사 사무실에서 철수한 뒤 "미국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 당분간 "조용한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문이다.

김근태 의원도 서울 선대위원장으로 선거결과가 좋게 나타남에 따라 위상이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그간 계속해온 강연 등을 통해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

<>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권도전을 위한 2차 시험에 직면했다.

1차 시험이라 할 4.13 총선이 끝남에 따라 당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2.18 공천파동" 직후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나타냈고 김덕룡 강삼재 강재섭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도 선거운동을 통해 당권도전 의사를 피력, 한바탕 일전이 불가피하다.

물론 이 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 대선가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총재는 당권을 위협할만한 세력을 조기에 제거, 8월 이전에 개최될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재추대 받는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의 지도력에 대한 불신이 아직 남아 있고 비주류 중진들의 연대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일부 제기된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한 "영남후보론"이 제기되며 이 총재의 "낙마"를 유도할 수도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자민련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이 완패에 가까운 성적을 거둠에 따라 당의 실권은 김종필 명예총재에서 이한동 총재에게 조속히 넘어갈 전망이다.

당 오너인 김 명예총재가 텃밭인 충청권에서의 영향력이 위축된데다 총선이후 정치권에서 "3김 청산" 압박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명예총재도 스스로 일선에서 후퇴하고 이한동 총재로 하여금 당을 이끌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 의원 가운데 일부 다선의원이 당권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김 명예총재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 총재는 당권을 인수하는 즉시 대권행보를 펼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이번 선거도 지역구도를 탈피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이 총재는 "제2의 왕건론"을 기치로 걸고 중부권 민심을 파고들며 세확산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민주국민당 =막판 지지율 상승이 결국 득표로 연결되지 못함에 따라 당의 존립기반마저 위협받게 됐다.

이는 총선후 예상되는 정계개편 과정에서도 중심에 설 수 없음을 뜻한다.

따라서 조순 대표, 이수성 상임위원, 박찬종 최고위원 등 선거기간 초반부터 대권도전 의사를 내비쳤던 당 중진들의 진로 역시 극히 불투명하게 됐다.

조순 대표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지역구 불출마, 선대위원장 인계 등으로 이번 총선에서 당내 기여도가 미약했던게 사실이다.

게다가 뚜렷한 당내 지지세력도 없어 총선패배에 따른 인책론에 휘말릴 경우 당내외 입지가 크게 좁아들 전망이다.

"영남정권 재창출론"의 진원지였던 이수성 상임위원,박찬종 최고위원 역시 민국당과 운명을 같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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