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경제전반에 대한 ''개혁의 고삐''를 다시 죄기로 했다.

그러나 여권의 국회내 의석수가 과반수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13일 "총선이 끝남에 따라 재벌과 금융 노동 공공 등 4대 부문의 개혁 강도를 높이고 정부조직법을 대폭 손질해 나가겠다"면서 "특히 경제분야에서 그동안 빅딜 등 하드웨어 분야에 치중했던 개혁을 이제는 기업지배구조개선과 상속세조정 등 소프트웨어 개혁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1일 박태준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총선후 국정운영 방향을 보고했다"면서 여소야대의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총리는 오는 17일 경제 사회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개혁성과를 점검하고, 각 부처별로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개혁정책을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 위해선 한나라당과 자민련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야당으로부터 협조를 얻는 것을 전제로 개혁방향을 짜고 있다.

여권은 16대국회 개원이전에 정계개편을 단행해서라도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다.

정부가 우선 추진할 경제분야 개혁과제는 관련법규에 전문경영인 체제도입을 제도화하는 것.

최근 현대의 정몽헌-몽구 회장간 "갈등"을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의 정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고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당국은 금명간 산업자원부 국세청 등의 관련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에 대한 정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장회사들이 사외이사 선임 등 기업지배구조 규준을 지켰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집단소송 주주단독소송 등 주주권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을 고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재계와 금융기관 등이 기업경영투명성 제고에 합의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재벌들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16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에 관련법규의 개정안을 확정해 개원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부는 금융부문의 개혁을 가속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관"이 직접 개입하는 인상을 주는 금융개혁은 자제하기로 했다.

각 은행들이 경쟁력 높이는 차원에서 상호 통폐합의 필요성을 느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실시되는 예금자보호 제도에 맞춰 금융기관 신용등급에 따른 예금보험료율 차등화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을 판매와 운용회사로 분리하는 등 투신사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생명보험회사의 상장도 적극 추진한다.

금융부문에서 금융지주회사제의 도입도 서두르기로 했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구조조정도 공론화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최근 3~4년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개별 건설업체의 경영상태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건설업체의 통폐합을 적극 유도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침체한 건설업계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건설업계의 통폐합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과 관련, 청와대는 김 대통령이 올해초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부총리의 신설도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경제개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임은 물론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달중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시안을 마련해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 "16대 개원국회에서 이를 통과시켜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근.강현철 기자 yg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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