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정치1번지"답게 여야후보간 우열을 점치기 어려운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의 핵심측근인 고흥길씨를,민주당에서는 "DJ노믹스 전도사"였던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을 내세웠다.

자민련에선 지역토박이로 경기도의원 출신인 강대기씨,민주국민당은 오세응의원의 국회부의장 시절 비서관을 지낸 양재헌씨가 출사표를 던졌다.

아파트 밀집지역(95%가 아파트)인 이곳은 "수도권의 강남"이라 불릴 만큼 중산층이 두터운 곳.

게다가 13만7천여 유권자의 70%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는 등 평균 학력도 높다.

자연히 조직활동이나 바람이 먹혀들 소지가 적기 때문에 여야 후보들 모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파트 쇼핑몰 등을 돌며 "발품" 파는 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30년간 언론 외길(중앙일보)을 걷다가 2년전 정치판에 뛰어든 "늦깍이 정치신인" 고흥길 후보는 "1등시민 1등선택"이 씌여진 띠를 두르고 판교 톨게이트에서의 출근길인사로 하루 유세를 시작한다.

고 후보는 "분당맨"임을 강조한다.

92년 분당 신도시개발 당시부터 입주해 분당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는 것.

서울~분당간 심야좌석버스 노선 개설을 대표적 치적으로 꼽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고 후보는 "역대선거에서 한나라당이 50%에 가까운 표를 획득했다"며 "금권 관권선거만 아니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한다.

하루에 세개이상의 아이디어를 내지 않으면 잠못 이룬다는 강봉균 후보는 청와대 경제수석,재경부장관 등 중책을 맡아 IMF위기를 극복한 "경제해결사"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맡기면 100%"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강 후보는 분당의 독립시 승격,판교 통행료 폐지 등 지역숙원사업들을 해결하는 데는 적격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식사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있다.

"언론들의 초기 여론조사에서 접전지역으로 분류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 선거운동을 해보니까 낙승이 예상된다"는게 강 후보측의 판세분석이다.

자민련 강대기 후보는 "분당의 참일꾼,실천하는 생활정치인"이란 구호를 내걸고 환경친화적 판교개발,이매중학교~매송초등학교간 다리 건설등 지방의회 경력을 십분 활용한 공약으로 유권자에게 파고들고 있다.

"한국의 토니블레어"임을 자처하며 "40대의 생동감 넘치는 정치시대를 열겠다"는 민국당 양재헌 후보는 감사원 독립,정책감사 실시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