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 지도부에서 내각제 추진문제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이한동 총재를 비롯한 당 중진들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등 당론인 내각제에 반하는 행동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4선인 이태섭 부총재는 지난 25일 경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중부정권 창출을 위해 대권도전에 나서겠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총선후 반드시 중부권에서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이한동 총재에 정면대결을 선언한 것.

여기에 영남권의 박철언 부총재가 지난 21일 "근대화, 보수세력을 대통합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총 3명의 대권주자가 나온 셈이다.

당 중진들이 대권도전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은 자민련의 수권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비충청권의 선거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의 정체성과 존립근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는 등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필 명예총재는 "총재 및 당 중진들의 얘기에 비중을 두지 말라"며 "선거 때니까 오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가볍게 일축했다.

변웅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한 야당으로서 당의 지도이념인 내각제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각제가 당론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중부정권 창출론이 나오면서 당중진들의 잇단 대권도전 선언은 총선후 당내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내각제 추진을 위한 세결집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형배 기자 khb@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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