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선거법이 비례대표 의석의 30%를 여성에 할당토록 함에 따라 여야 각당의 여성 인사들간 치열한 전국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는 특히 법 취지에 따라 당선 안정권 안에서 30%를 여성에게 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 의원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 당의 여성 영입인사와 당직자들은 이번 기회에 원내에 진출하기 위해 사활을 건 생존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 새천년 민주당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 인사를 대거 영입,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당내 경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을 93~94석 정도 얻었을 경우 전국구 17번 정도의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성은 이의 30%인 6명 안팎이 당선 안정권에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영입한 인사로는 안희옥 여성위원장, 한명숙 전 여성단체연합대표, 최영희 전 여성단체협의회 대표, 김화중 대한간호협회 회장, 박금자 성폭력상담소 이사장, 조배숙 여성변호사회 회장, 이미경 의원, 허운나 한양대교수 등이 대기하고 있다.

또 당내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신낙균 의원과 유승희 여성국장, 김방림 연수원부원장 등도 전국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박선숙 청와대 부대변인과 박금옥 청와대 총무비서관중 한 명도 비례대표로 나설 전망이어서 경쟁률은 더욱 높은 상황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이미경 의원과 신낙균 안희옥 한명숙 최영희씨 등이 비교적 유리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박금자 조배숙 씨 등의 추격전도 맹렬하다.

이밖에 김미형 국제변호사, 조은희 전 청와대 비서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송화섭 대구대 대학원장 등도 거명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당 핵심부는 1번 후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지역구에 출마했기 때문에 여성를 대표할 만한 간판으로 누구를 세울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입지가 줄어든 일부 남성 비례대표 후보들은 "여성을 당선권 근처에 집중 배치해 여성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하자"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반대논리에 마땅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 한나라당 =전국구 18번까지는 당선안정권으로 분류, 최대 6명의 여성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 비례대표 1순위로는 김영삼 정부시절 정무장관을 지낸 이연숙 여성단체협의회 고문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 전 장관은 외부인사로 공천심사위원회에 참여해 여성 후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이회창 총재의 신임을 받고 있다.

또 한의사협회 지원으로 최근 부대변인으로 영입된 정지행 한방문화진흥재단 대표도 여성계와 한의사계 추천 케이스로 물망에 올랐다.

현 전국구 의원인 김정숙 김영선 의원도 비례대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정숙 의원은 전국구를 3차례 하는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김영선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한 케이스라는게 부담이다.

경북 경주에서 공천탈락한 임진출 의원의 전국구 배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 의원은 2.18 공천파동 당시 "돈공천" 의혹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에 독설을 퍼부었으나 지난 14일 불출마및 당잔류 선언을 하면서 이 총재에 대한 "신의"를 강조, 비례대표와 관련된 사전논의가 있었던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밖에 정무차관을 지낸 김영순 부대변인과 시민단체 추천으로 손봉숙 여성정치연구소장등이 전국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자민련 =전국구 안정권으로 7번까지를 꼽고 있다.

이중 여성 할당몫은 많아야 2석이고 1석이 유력하다는게 대체적인 전망.

이에따라 황산성 전 환경장관과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안정권 1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총재이기도 한 두 사람은 지구당 정기대회가 열리는 곳마다 김종필 명예총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것.

특히 황 전장관은 연설을 통해 김 명예총재와의 옛인연을 강조하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중 한 사람은 안정권에, 또다른 한사람은 10번 내외의 번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예비후보로는 박보희 당여성위원장, 이필원 선대위여성부본부장, 이미영 부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형배.정태웅.김남국 기자 kh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