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방문 =유럽을 순방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2박3일간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9일 새벽 베를린에 도착,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김 대통령은 베를린 방문에 앞서 프랑크푸르트에 8시간 가량 머물며 코흐
헷센주 총리 주최 오찬에 참석하고 독일 경제인에게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코흐 헷센주 총리 내외가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한국과 독일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절실하며 헷센이 자랑하는 화학과 기계 자동차 전자
환경 등의 분야에서 산업기술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독일 아시아
태평양위원회및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초청 연설을 통해 "한국에 투자
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 프랑크푸르트=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프랑스 정상회담 =7일 저녁(한국시간)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 회담을
가진 김대중 대통령은 조스팽 총리를 "경제스승"이라고 불렀고 조스팽
총리는 "도덕적 스승이자 길잡이"라고 답하는 등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양국의 이해가 걸린 삼성자동차 매각 문제 등을 놓고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먼저 조스팽 총리는 "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삼성자동차에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대해 김 대통령은 "르노가 한국에 진출하면 큰 기여를 할 것이며 삼성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매각대금에 대해선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잘못된 기업을 파는데 돈을 많이 받을 수는 없지만 헐값에
팔았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아선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조스팽 총리는 "1백%를 다 인수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70% 정도를
인수해서 르노와 삼성이 오너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대통령은 "그것도 좋은 안이지만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규장각 반환문제 =김 대통령은 조스팽 총리와 외규장각도서 반환문제
도 중점 논의, 이를 조속히 매듭짓는다는 합의를 끌어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양국간 우호관계 증진이라는 본연의 취지에 따라
양국 협상 대표간에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외규장각 반환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전날 시라크 대통령과의
회담에 이어 조스팽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두달 이내에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측이 반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해 협상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 파리=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