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남녀비율은 남자 1백명당 여자 98.6명이며 전세계 노동인구중
46.7%가 여성이다.

그러나 여성국회의원수는 전세계적으로 13%에 불과하며 여성장관의 수도
6.8%뿐이다.

우리 나라 여성 국회의원의 비중은 세계 평균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3.7%에
불과한 실정이다.

왜 이렇게 정치에서 여성이 배제되어 왔을까.

과거 군사안보논리가 지배하였던 동서냉전시대가 남성중심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은 이러한 질서로부터 소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여성을 정치에서 배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남북분단으로 냉전질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가부장적인 남성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인하여 정치는 여성의
불모지가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불기 시작한 지식정보화의 바람은 여성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경제는 힘이 아닌 지식과 정보를 요구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육체적인 힘이 아니라 정보처리 능력, 창의력, 기획력 등이다.

따라서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남녀간 노동의 질적 차이는 본질적으로
사라지게 되며 오히려 여성의 능력이 더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힘이 발휘되면서 정치에서도 여성의 참여가 부쩍 늘어
나고 있다.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수상이 집권하게된 배경도 여성의 힘이
작용하였다.

97년 5월 영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1백명의 국회의원중 1백1명의 여성의원을
배출하였던 것이다.

얼마전 국회에서 발의되어 통과된 우리나라 정당법에서는 비례대표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정당들도 적극적으로 여성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정치풍토를
형성할 뿐 아니라 보다 진전된 정치활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